일부 지역 2순위 미달 속출… 청약경쟁 달리 계약률은 저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도 꿋꿋한 주택 분양시장에 ‘공급 과잉에 따른 미분양’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시행사들의 신규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2순위 미달이 나오는가 하면 계약률도 기대에 못 미치는 곳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도 공급물량 급증으로 6월 이후 주택사업 환경이 악화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11일 주택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에 들어가 수십 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인 대형건설사의 분양단지 3곳의 경우 5월 말까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도권의 용인, 고양, 김포 등에서 분양한 아파트 단지도 치열한 청약경쟁률과는 달리 계약률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현재 계약 중인 현대건설의 경기 광주 ‘태전 힐스테이트’ 계약률이 앞으로 분양시장의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6월 주택경기실사지수(HBSI·Housing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주택시장 전반의 동향을 보여주는 주택사업환경지수 전국 전망치가 지난달보다 17.3포인트 하락한 125.7을 나타냈다. 주택사업환경지수가 85 미만이면 주택경기 하강 국면, 85∼115 미만은 보합 국면, 115∼200 미만은 상승 국면을 나타낸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가 142.9로 가장 높고 부산(138.9), 경북(138.5), 서울(137.1) 순이다. 가장 낮은 곳은 전남으로 110.3이다. 서울과 경기의 경우 지난달보다 각각 20.8포인트, 13.8포인트 하락했다.

6월 분양계획지수(136.0)는 전월 대비 8포인트 내렸고, 분양실적지수(138.4)는 지난달보다 5.2포인트 하락했다. 미분양 주택 전망치는 5월 59.0으로 6.5포인트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