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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연평해전을 방지하려면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수역을 군사통제수역으로 시급히 선포하고 해군 전력을 지금의 2배 이상으로 보강해야 합니다.”

최근 2002년 연평해전을 분석한 ‘연평해전’(한국해양전략연구소 간)을 펴낸 김성만(66·사진) 전 해군작전사령관(예비역 중장)은 “NLL 남쪽 바다를 군사통제수역으로 설정하는 순간 북한과 전 세계에 영토선을 분명히 선포하는 효력이 생긴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김 전 사령관은 “이렇게 해야 우리 영해를 수시로 침범하는 북한 잠수함을 포함한 군함과 북한 어선, 중국 어선 등이 사전 연락을 하지 않고 월선할 경우 바로 공격할 권한이 주어져 지금처럼 제멋대로 드나들지 못하게 하고 적의 기습공격 예방책도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사령관은 “현재 북한 해군은 820여 척, 6만여 명으로 우리 육·해·공군 가운데 해군 전력이 가장 열세”라고 평가한 뒤 “현재 160여 척, 4만1000여 명 수준인 해군 전력을 2배인 350여 척, 8만 명 수준으로 증강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2연평해전 당시 참수리 고속정 357정을 기습 공격한 북한 경비정 684정을 함포로 격침할 수 없었다”고 밝힌 뒤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김 전 사령관은 “당시 초계함 2척이 교전 발발 현장에서 10∼13㎞ 떨어진 곳으로 피신해 76㎜ 유효사거리(약 8㎞)를 벗어났었고, 북한은 교전 직전 미사일 발사의 전 단계로 레이더를 가동해 우리 함정에 대한 탐지·추적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 유효 사거리 밖으로 신속하게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 전 사령관은 “1999년 제1연평해전에 이어 2번씩이나 기습공격을 당한 이유는 ‘결정적 도발징후’가 있다는 대북감청부대의 보고를 안이하게 판단한 국방부 정보본부의 잘못된 정보판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른바 ‘DJ(김대중) 교전규칙’으로 알려진 잘못된 NLL 작전지시도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먼저 발사하지 마라’ 등 4가지 DJ 교전규칙과 관련, “해군작전 특성을 모르는 국방부(합참) 지휘부가 전투원칙에 반하는 작전지시를 하달한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만 마냥 비난하기보다 군사 지식이 없는 문민 대통령을 설득해 제대로 된 작전지침이 전투부대에 시달되지 못하게 한 군 수뇌부의 책임이 더 크다”고 질타했다. 그는 “해군은 많은 희생을 안고 승리했으나 잘못된 작전 지시를 하달한 국방부 수준에서는 실패한 작전으로 합동군제의 문제점이 또다시 드러났다”고 충고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