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 못 찾아…‘5월도 어둡다’

올해 1분기에 이어 4월까지 수출이 부진한 데에는 유가 하락 및 중국 내수침체, 엔저(엔화가치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무엇보다 전 세계의 교역감소세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적인 영향으로 인해 5월에도 수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40억 달러)나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세계교역이 감소해 대외 수출시장 상황이 악화한 데 있다. 세계 70개국(세계무역기구 가입국)의 교역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 3.1%를 시작으로, 올해 2월에는 -10.6%를 기록했다. 우리 상품에 대한 실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이 ‘마이너스’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호조세를 보였던 대미 수출도 최근 미국 성장률 둔화로 감소로 전환(3월 17.0%→ 4월 -2.7%)됐으며, 중국 수출도 감소 폭이 확대(3월 -2.4%→ 4월 -5.2%)됐다. 환율도 수출침체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엔저 심화 및 유로화 약세도 주력 수출시장 및 품목에서 우리 수출기업의 경쟁여건 악화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유가영향을 받는 석유화학을 포함해 자동차·선박·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품목들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단가가 하락한 철강, 해외생산 비중이 증가하는 무선통신기기 등도 큰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석유제품·석유화학은 유가 하락 및 주요 생산시설의 4월 정기보수(물량 감소)로 인해 전년 대비 27억6000달러나 감소했다.

이 같은 대내외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수출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뚜렷한 대책은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5월 역시 4월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월의 경우 휴일이 많아 조업일수도 4월에 비해 하루가 적다.

정부는 단기수출 대책 등을 제시하며 마케팅 강화를 통한 수요창출로 수출 감소세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전 세계적인 불황을 넘어설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세계수출 시황이 어려울 때 우리 대외무역의 펀더멘털을 점검해야 한다”며 “경쟁력 있는 주력 수출품목들에 대한 점검을 통해 교역요건이 좋아지는 시기에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