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산업계에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산업재해자는 연간 9만여 명에 달할 정도로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인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 산업재해자 수는 9만909명으로 하루 평균 249명이 산업재해를 당했다. 이 중 사고로 인한 재해자는 8만3231명이며, 질병 재해자는 7678명이다. 사망자도 1850명이나 됐다.

산재는 본인에게도 피해가 크지만, 산업계에도 후유증이 남는다. 2014년 한 해 동안 산재로 인한 부상 등으로 치료가 종결된 사람은 8만2836명이지만, 이 중 직업에 복귀한 사람은 4만3501명(52.5%)에 그쳤다.

고용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원청과 하청 관계 때문에 하청 업체가 산재를 당해도 불이익을 우려해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실제 산재는 더 많을 것”이라며 “기업의 안전보건분야 투자가 부족한 실정이며 위험한 작업들이 하청 업체로 넘어가는 경우도 잦다”고 말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산재는 개인은 물론 회사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며 “기업들이 안전보다 이익을 더 중시하는 풍토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제자유노동조합연맹(ICFTU)과 국제노동기구(ILO)가 지정한 ‘세계 산재사망노동자 추모의 날’은 1993년 태국의 한 인형공장에서 화재로 사망한 188명의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0년 12월 한국노총의 건의로 산재희생자위령탑이 건립된 이후 2001년부터 매년 추모제를 진행해 왔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