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동두천 미 2사단 방문 최윤희(앞줄 왼쪽) 합참의장이 20일 경기 동두천시 미 2사단을 방문, 토머스 밴댈 사단장의 안내를 받으며 부대를 둘러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공동방위’ 명기된 한·미
외적으론 ‘한수 위’지만
미·일보다 실질수준 낮아

‘공동대처’ 명기된 미·일
개정땐 동맹 더 강력해져

미·일 동맹이 오는 4월 말 예상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이후 군사 분야에서 한·미 동맹 수준으로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핵 억지력’ 제공을 여전히 유지하면서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에 대비한 ‘도서(島嶼)’ 방위를 새로 추가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미 연합사 체계를 갖춘 한·미동맹에 버금가는 모양새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의 교두보인 일본이 군사적으로도 날개를 단 격이 됐다는 평가다.

2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미 상호방위조약과 미·일 방위협력지침의 근간이 되는 미·일 안전보장조약은 기본 취지와 성격이 다르지만, 법적·제도적 측면에서는 한·미 조약이 다소 앞선다는 평가다. 실질적인 운영 측면에서는 미·일 동맹이 강력하지만 군사적인 체계에서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완성도가 높다는 의미다. 1953년 체결된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제2조에서 “어느 한국이 무력공격을 받으면 공동으로 무력공격을 저지한다”면서 공동 방위를 명기하고 있다. 조약 명칭도 ‘상호방위’로, 양국 간 공동대응 책임을 지우고 있다.

반면 1960년 1차례 개정된 미·일 신(新)안보조약은 일본 방위를 규정한 제4조에서 “일본이나 극동에서 국제평화·안전에 대한 위협이 발생하면 언제든 협의한다”, 5조도 “위기에 공동 대처”라고 돼 있다.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무력 공격 저지”라는 표현보다는 훨씬 수위가 낮다.

군사협력체계에서도 한·미 동맹이 시스템상으로 우위에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미 연합사 체제는 극히 보기 드문 형태로, 한·미 동맹의 밀접한 관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구다. 한반도 유사시 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인 전시작전통제권도 주한미군 사령관이 보유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일본에 한·미 연합사는 중요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997년 이후 18년 만에 개정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으로 인해 한·미 동맹이 갖던 기존 우위는 상당히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이 ‘평화헌법’에 의거, 보유는 하되 행사하지 않았던 집단적 자위권이 이번 개정 지침에 처음으로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포함한 전 세계 어느 지역이라도 미군이 출동하면 일본 자위대 파병도 가능해진다. 특히 1997년 개정 당시에도 언급됐던 미국의 ‘핵 억지력’ 제공은 오바마 미 행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번 새로운 지침에 그대로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으로서는 미국의 ‘핵 우산’을 그대로 제공받는 동시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받으면서 센카쿠 방어에 자위대의 자유로운 해외 파병까지 실익은 모두 챙기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대미(對美) 외교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아베 총리는 미국 요청대로 오키나와(沖繩)현의 후텐마(普天間) 미군 기지의 이전을 막은 데다,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협상에도 적극적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일본의 안보 관련 요구사항을 모두 들어주는 분위기로, 미국 내에서도 아베 총리의 오는 29일 미 상·하원 합동연설이 결정된 이면에는 ‘돈’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