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수준에 따라 한국인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최고 8배까지 차이 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14일 김대중 아주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 연구 논문을 통해 2010년·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학력과 소득이 낮을수록 당뇨병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SCI 등재 국제학술지인 ‘연세 메디컬 저널(YMJ)’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교육 기간별로 당뇨병 발생 위험도를 비교한 결과 교육기간이 12년 이상인 30∼64세 여성을 1로 봤을 때, 교육 기간이 10∼12년이면 위험도는 2.1, 7∼9년이면 5.1, 7년 미만이면 8까지 올랐다. 이는 이 연령대 최저 학력 여성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최고 학력 여성보다 8배나 높다는 의미다.

또 남성에서도 교육기간이 12년 이상인 30∼64세 남성을 당뇨병 발생 위험도 1로 봤을 때, 교육기간이 10∼12년은 위험도가 2, 7∼9년은 4.2, 7년 미만은 5.8 등으로 올라갔다.

가계 수입에 따른 당뇨병 발생 위험의 격차도 발생했다. 가계 소득이 상위 25% 이내인 30∼64세 여성을 1로 놓고, 가계 소득별 당뇨병 발생 위험을 비교하면 소득 상위 25∼50%가 2, 소득 하위 25∼50%가 2.7, 소득 하위 25% 이내가 5였다. 최저 소득자의 당뇨병 발생 위험이 최고 소득자의 5배가 되는 것이다.

같은 연령대의 남성에서도 소득 하위 25% 이내이면 상위 25% 이내인 사람보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1.9배 높았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고학력·고수입 등 사회·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은 몸을 더 활발하게 움직여 허리둘레가 상대적으로 짧았고 혈압도 낮았다”며 “자신의 건강관리에 더 신경을 써 지방·당 섭취는 줄이는 등 식생활의 건강도도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당뇨병 관리·예방 정책은 사회·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저학력·저소득 계층, 특히 중년 여성에게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