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기상청의 라이다 도입 비리를 수사했다. 그 결과 라이다 도입 과정에서 성능 미달뿐만 아니라 가격도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이 확보한 프랑스 레오스피어사와 케이웨더 사이에 오간 견적서를 보면 레오스피어사가 케이웨더에 제시한 라이다 1대당 가격은 42만5000유로다. 그런데 입찰 과정에서 케이웨더가 조달청에 제시한 라이다 1대당 가격은 75만 유로로 실제 가격의 두 배에 가깝다.

케이웨더는 장비 가격 뻥튀기뿐 아니라 설치비용 이중계산을 통해 사업비를 부당 편취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케이웨더가 입찰 당시 조달청에 밝힌 장비도입 비용은 총 계약금 48억7000여 만 원 중 39억 원이다. 나머지 9억7000만 원은 케이웨더가 국내 공사 및 설치 명목으로 가져가는 내자분 금액이다.

레오스피어사와 케이웨더 간의 견적서를 보면 장비구입 비용을 포함해 라이다를 국내에 들여오는 비용은 128만6982유로(약 19억 원)에 불과하다.

조달청에 제출한 순수 장비도입 비용 259만3800유로(약 39억 원)와 레오스피어사와 맺은 계약금 128만6982유로 사이에 130만6817유로(약 19억7000만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20억 원에 달하는 이 차액은 어디로 갔을까.

경찰 조사 결과, 케이웨더는 레오스피어사에 조달청과 맺은 계약에서 케이웨더가 국내 공사 및 설치 명목으로 가져가는 내자분 9억7000만 원을 삭제한 견적서만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고는 레오스피어사가 지급 받는 외자분 259만3800유로 중 130만6817유로를 국내 공사 및 설치, 부설장비 명목으로 지급 받는 이면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달청, 레오스피어사에 각각 다른 견적서를 제시해 수수료·설치비 명목의 돈을 이중으로 가져간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케이웨더가 라이다 도입과정에서 거둔 이익은 총 48억7000여 만 원 사업비 중 25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케이웨더 관계자는 “레오스피어사와 조달청 계약서와 다른 계약을 맺은 적이 없다”면서도 “레오스피어사와 맺은 계약서는 보여줄 수 없다”고 밝혔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