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웨더 관계자는 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상청이 규격서에도 없는 과도한 조건을 내세워 일방적인 납품 계약 해지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록히드마틴사의 윈드트레이서를 중개하는 기상장비 업체인 ‘웨더링크’와 기상청 일부 공무원이 유착돼 부적합한 장비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케이웨더는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을 상대로 납품대금 지급소송을 제기했고 1심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법원은 장비가 공항에 설치된 뒤 외부감리 결과에서 ‘적합’으로 나온 점에 근거해 케이웨더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기상청은 1심 판결에 불복했다. 조달청을 통한 납품계약 해지 통보까지 밀어붙였다. 현재는 기상청과 케이웨더 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재판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라이다가 국내에 들어오고 난 뒤 진행된 외부감리 결과”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부적절한 증거를 인용하는 바람에 1심에서 패소했으며, 항소심에서는 기상청의 입장을 관철할 많은 증거를 제출한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문제가 된 외부감리 과정을 들여다보면 본검사에 앞서 시행된 예비검사에서 윈드큐브200S는 264개 항목 중 김포공항에서는 140개, 제주공항에서는 127개 항목에서 부적합 또는 점검불가 판정을 받았다. 외부감리 과정에서도 수차례 다운되거나 오작동을 일으켰다.

예비검사에서 절반이 넘는 항목이 부적합 또는 점검불가로 나왔지만 외부감리 업체는 본검사 과정에서 논란이 있는 항목에 대해 ‘재확인 필요’라는 의견을 덧붙인 뒤 최종보고서의 결론은 ‘적합’하다고 내놨다.

그런데 외부감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외부감리 보고서가 라이다가 윈드시어 측정에 적합한지 여부와는 관련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규원(천문대기학) 경북대 교수는 “윈드시어 측정 성능이나 그에 대한 의견은 그쪽(외부감리업체)에서 요구하지 않았고, 우리도 안 하겠다고 했다”며 “이 제품이 원드시어 측정에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에너지·환경 전문기업 EN3의 조성주 박사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니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며 “국제기준에 비춰보면 부적합한 부분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주·강승현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