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정규직 34만개 포함
일자리 90만개 감소 전망

최저임금제를 시행 중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14개국은 소득이 늘어났지만, 청년 실업률이 다른 미시행 국가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는 등 고용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 시 청년 실업문제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 한국은행 프랑크푸르트 사무소는 ‘독일의 최저임금제 시행에 따른 영향 평가’ 보고서를 통해 올 1월 최저임금제 시행에 들어간 독일 경제를 기존 최저임금제 시행 유로존 국가 경제 상황을 통해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유로존 19개국 중 최저임금을 시행해온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14개국(올 1월 도입한 독일 제외)의 경우 가계 소득 연평균 증가율(2006∼2013년)이 5.1%로 최저임금 미시행 4개국(오스트리아, 핀란드, 이탈리아, 키프로스)의 2.5%에 비해 높았다.

하지만 최저임금 시행국가들은 노동비용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청년 실업률이 고공 행진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최저임금 시행 14개국의 경우 노동비용 지수(2010년 1분기=100)는 2014년 4분기에 180 수준까지 올랐으나, 미시행 4개국의 경우 160 정도였다. 이러한 노동비용 증가는 높은 청년 실업률을 초래했다. 최저임금 시행국의 최근 5년(2010∼2014년)간 월평균 청년 실업률은 21.5%로 미시행국(18.0%)보다 3.5%포인트 높았다.

보고서는 독일도 최저임금제 시행에 따라 고용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밝혔다. 독일 Ifo 연구소는 최저임금제 시행에 따라 향후 34만 개의 정규직을 포함해 9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의회예산국도 2016년까지 50만 명의 고용감소가 뒤따를 것으로 추정했다. 독일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8.5유로(1분기 평균환율 적용 시 1만534원)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2만7964달러로 독일 4만6777달러(3만5200유로)의 0.6배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일각에서 요구하는 시간당 1만 원 최저임금은 일자리 대폭 감소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