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가입이후 더 중요”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이 2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우리나라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결정 배경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中 투명성 등 개선 의지 표명… 中지분율 50% 한참 밑돌 듯”
“亞인프라 韓기업 참여 유리… 총회 승인땐 北투자도 가능”

정부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AIIB 설립 관련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27일 “설립 협상 과정에서 지분율 구성 논의에 적극 참여해 국익을 최대한 챙기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 지분율이 50%를 한참 밑돌고 AIIB 총회 승인을 통해 북한에 인프라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희남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오전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벡스코에서 브리핑을 통해 “우리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지배구조 투명성이나 세이프가드(환경, 사회 등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규범에 어긋나는 투자를 막는 안전장치) 부분을 중국이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했고 주요국들이 참여를 결정한 점, 가입시한이 3월 말인 점을 고려했다”고 AIIB 가입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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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하던 정부가 가입 쪽으로 선회했다는 분위기는 이미 3월 들어 감지됐다. 중국이 지배구조와 세이프가드를 국제적 수준에 맞추겠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그간 우려했던 부분들이 일정 정도 해소됐고 이에 따라 한국 등의 AIIB 가입을 강하게 견제하던 미국의 태도도 누그러졌다. 특히 영국이나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들이 연달아 가입을 선언하면서 기류가 급격히 바뀌었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기존 국제기구들과 달리 AIIB는 (의사결정을) 이사회보다 경영진 위주로 하자는 얘기가 나와서 문제였는데 이사회로 변경한 게 진전된 점”이라며 “경영진은 중국이 차지할 가능성이 큰 총재가 임명하기 때문에 중국 입김이 셀 수밖에 없는데 이사회는 지분율과 이사 수에 따라 결정하는 만큼 한 국가가 주도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AIIB 가입이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IB가 아시아 지역에 부족한 투자자금 공급에 주력하면서 지역 경제발전을 선도하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만큼 향후 아시아 지역에 대형 인프라 건설시장이 열리고 건설, 통신, 교통, 에너지 등 인프라 사업에 다년간의 경험을 축적한 우리 기업들의 참여 기회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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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지역 인프라시설 투자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 달러에 달한다. 또 AIIB가 우리가 설립 때부터 주요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최초의 국제금융기구이기 때문에 우리의 금융외교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중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IB를 통해 북한에 투자할 수 있는 길도 열릴 전망이다. 기재부는 북한이 AIIB 비회원국이지만 비회원국이라도 총회 승인만 얻으면 인프라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설립 협정문을 마련하게 되는 6월까지 의결권과 직결되는 지분배분 등을 두고 중국과 협상을 벌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결과물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최 관리관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보면 우리가 역내 3위지만, 역내·역외국 배정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지분율을 3번째로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국제금융기구에서 갖고 있는 최대 지분율은 ADB의 5.06%인데, 정부는 AIIB 지분율은 ADB 지분율을 뛰어넘는 6%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