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내 일자리는…’ 부동산·건설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26일 새벽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인력시장에 일용직 근로자들이 대거 몰려 일거리를 기다리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부동산·건설시장發 봄바람
석달새 일용직 3배이상 몰려
업체 채용공고도 하루 45건

가구업 등 관련업종들 ‘꿈틀’

“올 초만 해도 장사하러 나오면 커피 한두 잔 팔기도 힘들었는데 오늘은 10잔 이상 팔았어요. 하루가 다르게 인력시장에 나오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26일 새벽 4시 30분,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수진리고개 인력시장. 이곳에서 7년 동안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커피와 방한용 외투를 팔아왔다는 강모(여·54) 씨는 최근 들어 바뀐 인력시장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점포 외부에 한 벌에 1만 원 하는 방한용 외투를 진열해 둔 강 씨는 “그동안 일주일 내내 외투 하나 팔기가 힘들었다”면서 “요즘은 외투를 못 팔아 허탕치는 날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거래와 아파트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바닥 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인력시장에도 모처럼 봄바람이 불고 있다. 이날 새벽 성남 인력시장에 모여든 사람은 100여 명에 달했다. 지난 연말만 하더라도 이곳을 찾는 이가 30명도 채 안 됐던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차모(43) 씨는 “최근 일감이 많아지다 보니 지금은 어떤 현장인지 들어보고 골라서 나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인력시장에 몰려든 100여 명이 일자리 현장으로 출발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30분이 채 안 됐다. 부동산·건설시장발 훈풍은 관련업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건설워커’에 올라온 건설회사들의 일용직 근로자 채용공고를 확인한 결과 현장소장, 토목기술자, 건축시공기술자 등 현장인력을 구하는 중소·중견 건설업체들의 채용공고가 25일 하루에만 45건에 달해 한 달 전에 비해 3배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조치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1%대 인하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건설 후방산업인 부동산 중개업 등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성남=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