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히든 챔피언’으로 키워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백·만·조(百萬兆)’ 전략이 속속 성과물을 내놓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24일 ETRI에 따르면 백·만·조 전략의 일환인 ‘1실 1기업 맞춤형 기술지원’이 중소기업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해당 사업은 ETRI의 한 개 연구실이 한 개의 관련 중소기업을 밀착 지원하는 글로벌 기업육성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들이 기술력 및 기술인력, 시설 장비 등의 부족으로 우수기술을 상품화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ETRI는 현재 139개 연구실이 167개 업체와 패밀리 기업을 맺고 기업 맞춤형 기술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고성능 장거리 광통신부품 개발에 성공한 중소기업 에이알텍은 ETRI의 1실 1기업 기술지원을 받아 성장동력을 갖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ETRI의 원천기술인 광통신 회로설계기술을 이전받아 최대 80㎞까지 떨어진 이동통신 중계국끼리의 데이터 송수신을 지원하는 광트랜시버를 개발하면서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발돋움했다.

ETRI는 또 인력 부족으로 도움이 절실한 중소기업을 위해 현장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 분야와 지원유형에 맞춰 해당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경력을 갖춘 연구 인력을 선발, 파견하는 방식이다. 창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도 돋보인다. 특히 자체적으로 ‘창업공작소’를 대전 본원과 서울 분원에 운영해 일반인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하드웨어 플랫폼, 3차원(3D) 프린터를 활용한 시제품 제작 등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ETRI는 정보통신기술(ICT) 멘토링지원팀을 신설하고 관련 분야의 아이디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밀착 멘토링을 지원해 일반인들이 아이디어를 구체적으로 실현에 옮기도록 돕고 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