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참사현장 27일 오전 엽총 난사로 용의자 전모 씨를 포함, 4명이 숨진 경기 화성시 남양읍 사건 현장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하종 기자 mal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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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남양읍 한 주택에서 전모(75) 씨가 형과 형수에게 엽총을 발사해 숨지게 했다. 사건 현장에 출동한 파출소장도 전 씨의 엽총에 맞아 숨을 거뒀다.

지난 25일 세종시 편의점 엽총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이틀 만에 흡사한 사건이 다시 발생, 그동안 상대적으로 총기 안전지역이라고 여겨졌던 우리나라를 또다시 겁에 질리게 만들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경기 화성시 남양읍 형 집에 들어가 형(86)과 형수 백모(84) 씨에게 엽총을 쐈다. 형 전 씨의 며느리인 정모 씨는 오전 9시 34분쯤 “작은 아버지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쐈다”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씨는 신고 직후 2층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다.

남양파출소장인 이강석 경감은 경찰관들과 함께 출동, 전 씨와 대치하다가 전 씨가 쏜 총탄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은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이 경감이 테이저건을 들고 피의자와 대치하려다가 현장에서 총을 맞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 씨는 이 경감 총격 직후 역시 같은 엽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는 사건 직전인 오전 8시 25분 남양파출소에서 총기를 출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초동조사 결과 피의자인 전 씨는 술만 먹으면 찾아와 돈을 달라고 형과 형수에게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 씨는 금전 문제로 형 부부와 갈등을 빚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세종시 편의점 엽총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밖에 안 된 점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모방범죄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기는 사건 현장에서 대치 직후 회수됐다. 이번 사건과 지난 세종시 편의점 사건을 계기로 총기 사용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오는 28일까지가 법에 정해진 수렵기간이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포획승인증, 수렵면허증 등만 있으면 오전 6시부터 밤 10시까지 경찰에 보관해둔 총기를 찾아 쓸 수 있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