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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위원 79명 중 50명 차지
148개 위원회 중 측근이 21명

‘서울시 위원회도 낙하산 인사가 점령?’ 서울시에 대한 정책 심의·자문을 담당하는 주요 위원회들이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들로 채워졌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박 시장이 다양한 의견 수렴을 지향한다면서도 본인의 정책을 지지하고 의사를 대변해줄 인사만 대거 위촉한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정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를 중용할 수도 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도가 지나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시 위원회가 148개에 달하는 가운데, 이곳에 박 시장 측근으로 파악된 인원이 21명이나 포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만 아니라 박 시장 선거캠프 참모 출신이 다수 배치된 시정 자문기구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소속 위원 79명 중 50명(63%) 역시 각종 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과 직접 관계가 있는 아름다운 재단, 참여연대, 희망제작소 출신 위원이 각각 6명, 11명, 4명으로 파악돼 박 시장이 주요 위원회에 자기 사람 심기에 치중했다는 의심이 든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박 시장과 가까운 희망서울정책자문위원회 위원들 가운데 8명이나 5개 이상의 서울시 위원회에 중복 소속돼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4대강 반대 활동을 같이 하며 박 시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박창근(토목공학) 관동대 교수의 경우 투자심사위원회, 한강시민위원회, 학술용역심의위원회 등 6곳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유사·중복 문제가 불거지며 2009년 116개, 2010년 113개, 2011년 103개 등 감소 추세였던 위원회 수는 박 시장 취임 후 현재 148개까지 증가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회의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은 ‘유령 위원회’도 30여 곳에 이르는 실정이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박 시장이 시민들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 위원회에 측근들을 대거 배치해 본인이 하고 싶은 정책을 위원회 간판을 빌려 실현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위원들 중 박 시장과 직접 관계했던 사람의 비중이 적은 데다, 어디에 적을 뒀느냐보다 전문성을 고려해 최종 위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시민단체로 구성된 박원순시정농단진상조사시민연대는 연간 3000만 원 상당 업무추진비 등 1급 공무원에 준하는 예우를 제공받은 것과 관련, 박 시장 측근인 김원이 서울시 정무수석을 13일 업무상 횡령죄로 종로경찰서에 고발할 예정이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