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의 기간제 근로에 대한 법률은 기간 제한이 없거나 제한이 있더라도 3∼4년으로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 안정을 이유로 기간제 근로자 고용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해 오히려 기간제 근로자들의 근로 여건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13년 국가전략특구 관련 법안을 개정하면서 통상 5년인 기간제 사용기간을 10년으로 늘려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기업의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하고 있다. 또 이 같은 기간제 근로자 고용 기간 연장을 국가전략특구에서만 실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따라 전국에서 실시할 방침이다.

독일 역시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 기간을 2년을 한도로 4번까지 갱신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갱신 때마다 객관적인 사유가 있으면 이를 넘어 무기한 고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스위스, 오스트리아, 폴란드, 헝가리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은 기간제 근로자 고용 사유나 고용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의 경우 기간제 근로자 고용 사유에 제한은 없으나 4년으로 고용기간을 제한하고 있다. 비교적 기간제 근로자 고용에 대한 규제가 엄격한 룩셈부르크의 경우,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하는 객관적 사유가 필요하고 그 기간도 2년에 2번 갱신 가능이란 제한이 있지만 일부 전문직의 경우 고용 기간에 대한 제한이 없다.

외국의 경우 파견근로자에 대한 규제도 비교적 느슨한 편이다. 서구 유럽국가의 대부분은 파견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으며 제한이 있는 국가의 경우도 파견기간을 3년 이상으로 두고 있다.

일본은 지난 1999년에 파견근로자 고용에 대해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으로 전환했다. 또 파견기간을 업무당 3년에서 개인당 3년으로 변경해 파견근로자 사용을 보다 쉽게 했다.

독일의 경우 파견근로자를 무기한 고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으나 24개월과 같은 파견기간 규제는 없어 실질적으로 파견근로자 고용 기간에 대한 규제가 없는 셈이다. 또 독일의 파견근로자 고용 특징은 파견 사용에 대한 업종 및 기간 규제는 완화하면서 평등 대우권과 같은 근로여건 개선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근로자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노동비용 증가를 통해 고용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근로자의 고용 안정성도 헤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근로자 사용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는 동시에 근로자 간의 차별적 대우를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