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 생산증가율은 ‘제로’… 한국 저성장 구조 고착화 조짐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 증가율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광공업 생산·출하·재고 증가율과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올해 경기 회복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 저성장 구조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4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전산업 생산은 전년대비 1.1%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0.0%를 기록, 2009년(-0.1%)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난해 광공업 출하(-0.2%), 재고(-2.9%) 증가율도 각각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해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년대비 0.2%포인트 떨어진 76.0%를 기록하면서 2009년(74.4%)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난해 12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대비 0.9% 늘어나면서 지난해 9월(-0.8%)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광공업생산도 전월대비 3.0% 늘었으며,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2.2%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전월대비 1.7%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3포인트 상승했고, 앞으로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올랐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해 전산업 생산이 2000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주요 원인은 자동차 파업 등으로 광공업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이라며 “건설 투자 증가율이 2013년만 해도 10.1%였지만 지난해 -0.8%로 급락한 것도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조해동·박수진 기자 haedong@munhwa.com

◇전산업생산지수 = 광공업·서비스업·건설업·공공행정·농림어업 등 5개 산업군의 생산 활동을 총합해 작성한 지수. 전체 산업생산 활동의 동향을 파악하고, 주요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 위해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