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남대문경찰서와 함께 서울광장에서의 소음을 보다 엄정히 단속하기로 한 것은 집회 및 시위로 점철된 광장이 본래 취지에 걸맞게 편리하고 쾌적한 휴식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를 감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시에 따르면 서울광장 사용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한 후 집계한 집회 및 시위 발생 건수는 지난 2011년 32건에서 2012년 57건, 2013년 43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다. 2014년엔 15건에 그쳤지만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분향소가 마련돼 광장 사용이 제한된 탓이다. 이처럼 서울광장이 집회 및 시위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 가면서 극심한 소음 문제가 발생, 방문객들이 크게 줄고 불편함을 호소하는 민원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단속권한이 있는 남대문 경찰서와 함께 보다 강력하게 소음 단속을 하기로 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광장·상가 지역에선 소음이 75데시벨(dB) 이상(야간 65dB 이상)일 경우 단속 대상이 된다. 서울광장은 광장·상가 지역에 속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집회·시위 소음은 80∼90dB이다. 법적으로 따지면 단속 대상이지만 서울시와 경찰은 지금까지 사실상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는 앞으로 확성기나 북, 징, 꽹과리 등을 이용해 소음을 유발할 경우 기준 이하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개선되지 않으면 소음유발 도구 강제 사용중지, 소음유발 도구 압수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에 불응할 경우에는 6개월 이하 징역이나 5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이와 함께 집회·시위 시 불법주차 차량이 난립해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에 대한 개선 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집회 및 시위꾼들의 아지트로 주객이 전도된 서울광장 주변에 호텔과 학원, 회사, 식당 등도 밀집해 있는 만큼 소음 단속을 강화해 시민들 및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