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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기후변화… / 필리프 스콰르조니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다른

프랑스 만화가인 저자는 ‘기후변화의 종착역은 결국 문명의 파국’이라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기후의 역사와 기후변화 현상의 실례, 이에 따른 정치·경제학적 파장 등을 상세하게 펼쳐냈다. 소설적 구성으로 전개되는 만화(그래픽노블)인 이 책에는 장 주젤, 에르베 르트루, 주느비에브 아짐, 베르나르 라퐁슈 등 기후학자, 경제학자, 핵물리학자들이 등장해 폭넓은 정보를 제공한다. 저자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6년간 이들을 인터뷰하고 자료 수집을 거쳐 이 책을 집필했다.

이 책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한 국가 내에서도 어린이, 여성, 고령자를 비롯해 사회적으로 고립된 빈곤층에게 가장 먼저 발생한다고 강조한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불평등한 형태로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원자력발전과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세계적 논쟁거리를 정면으로 다루며 흥미를 유발한다. 그는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이 투기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으며 금융메커니즘이 기후규제 분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그림과 짧은 글을 따라가며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기후변화의 불편한 진실을 섭렵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