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자체분석 발표
6000만~7000만원 봉급자
稅부담 증가액 7만7769원

연말정산 ‘세금폭탄’의 원인은 정부의 엉터리 세수 추계에 있으며, 혼란을 야기한 책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연말정산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세법 개정 및 연말정산 안내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논리 전개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연봉 5500만 원 이하의 직장인은 증세가 없다’는 19일 기획재정부 설명에 대해 “다른 공제가 없는 미혼 직장인, 6세 이하 자녀가 2명 이상인 직장인, 지난해 자녀가 출생한 경우 등은 증세 효과가 뚜렷하다”며 정부 정책의 신뢰 실추와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한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고 20일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세금폭탄의 원인은 중대한 세법개정을 하면서 정부가 급하게, 엉터리로 세수 추계를 했고 국회가 이를 충분히 심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011년 귀속 ‘국세통계연보’에 나타난 연말정산 인원인 1554만 명에 대해 16개 연봉구간별로 각종 공제항목별 표준액을 딱 1명씩 모두 16명을 기준으로 평균값을 활용해 세수 증감 효과를 추계한 결과, 실제 상황과 괴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예컨대 연봉 3000만∼4000만 원 사이의 근로소득자 인원 159만 명 모두가 공제항목별 평균 공제액을 적용받는 것으로 가정해 증세 효과를 계산했다는 의미다. 납세자연맹은 회원 1만682명의 연말정산 관련 데이터로 자체 분석한 결과, 증세가 전혀 없을 것이라던 연봉 3000만∼4000만 원은 총 893억 원의 증세가 예상되고, 6000만∼7000만 원은 1인당 3만 원가량 늘어날 것이란 발표와 달리 많게는 2.6배인 7만7769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 회장은 “정부가 이번에 충분한 설명 없이 국민에게 오해와 혼란을 자초할 만한 일을 했다”며 “5500만 원 이하는 세금이 없다고 했는데 자녀 유무와 의료비, 교육비, 보험료 등 가족이 많으면 지출이 많은 항목에 대한 단일세율 적용에 따른 세금 추가 부담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한창 지출이 많은 40, 50대 가장들의 반발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