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9일 한·미·일 3국이 언론에 동시에 공개한 9개 항의 약정서 전문. 김연수 선임기자 nyskim@

구두·시각·전자·자기·문서 등 어떤 형태로든 정보 교환 가능

국방부는 29일 한국·미국·일본 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관한 ‘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이 발효됐다며 9개 항의 약정서 전문을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 보고한 뒤 언론에 전격 공개했다. 군사정보 공유 약정서를 해당 국가가 동시에 공개한 것은 처음으로 한·일 간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 특수성을 감안한 조치다.

◇미국을 경유한 한·일정보 공유=한·미·일 정보공유 약정은 이미 체결된 ‘한미 군사비밀보호 협정’(1987년)과 ‘미일 군사비밀보호 협정’(2007년)을 근거로 3국이 군사비밀을 공유하는 방법과 절차를 최초로 마련한 것이다. 약정서 전문 2항은 한·미·일이 공유하는 군사비밀의 형태와 관련, ‘구두, 시각, 전자, 자기 또는 문서를 포함하는 어떤 형태로든 교환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4항은 군사비밀 공유 방식과 관련해 ‘한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이 상호 비밀정보를 공유하고자 할 때, 한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은 이 약정에 근거해 비밀 정보를 미국 국방부에 제공함으로써 비밀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한국과 일본은 직접적으로 군사정보를 주고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8항 ‘국제법적 효력’과 관련해 ‘본 약정은 국제법상, 국내법 및 규정상 어떠한 법적 구속력을 창출할 의도가 없고, 당사자들은 기존의 국제 협정상 각자의 권리와 의무를 저해할 의도가 없으며 각자의 국내 법령·규정에 따라 본 약정을 이행한다’고 규정했다. 마지막 9항은 ‘어느 한 당사자가 본 약정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다른 당사자들에게 사전에 서명으로 통보하는 날까지 유효하다’고 명시했다.

◇실시간 정보 공유 및 정보의 질 논란= 미국은 23일, 한국과 일본은 26일 약정에 서명한 뒤 3국이 모두 서명한 문서가 이날 미 측에 전달되면서 체결이 완료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앞으로 정보당국끼리 제공할 정보의 수준을 결정하는 후속 협의를 할 계획”이라며 “어떤 상황에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어떤 정보를 교환할지, 오프라인으로 제공할 때는 어떤 등급의 정보를 제공할지 등을 세부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방부가 밝힌 정보공유 개념은 정보당국의 승인을 거쳐 이뤄지지만, 촌각을 다투는 탄도미사일 발사 및 요격 상황에서는 동해·남해·서해상의 이지스함 간 연동을 통해 실시간 공유하게 된다. 미군 작전 통제소인 TMO-CELL과 한국 작전통제소인 KTMO-CELL의 합동지휘전술체계(C4I) 정보가 실시간 연결되는 방식이다. 미 측의 TMO-CELL은 미 태평양사령부와 주일 미군사령부 C4I와 연결돼 1.5초 내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국이 일본에 제공하는 2∼3급 수준의 정보는 미국을 거치게 된다. 약정서 5항은 ‘미국 국방부는 공유된 비밀정보를 접수한 뒤 미국 비밀등급과 동일 수준으로 해당 정보를 지정하고, 가능한 해당 비밀정보에 동일 수준의 미국 비밀등급을 표시하며, 약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유할 수 있는 비밀정보임을 고지한다’고 세밀하게 명시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