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취업난 등 현실적인 어려움 탓에 대학가에서 ‘정치 이슈 실종’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최근 사상 유례없는 ‘정당 해산’ 결정으로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의견을 담은 ‘대자보’ 등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대학가에서 지난해 철도 민영화와 불법 대선 개입 등 사회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 최근 대학가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23일 서울 지역 주요 대학가들을 확인한 결과 통합진보당 해산 등 정치적 이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대자보는 찾기 어려웠다.

서울대의 경우에는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원회 학생위원회’ 명의의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정치탄압을 규탄한다’는 대자보 1종류만 관악캠퍼스 전체 통틀어 단 7곳에 붙어 있을 뿐이었다.

연세대의 경우 통진당 관련 대자보는 단 1개도 없었고 ‘창업’이나 교내 영어특강 관련 포스터, ‘최 씨(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아저씨에게 보내는 협박편지’라는 대자보만 보였다.

서울대 4학년 김모 씨는 “여론조사에서도 20대 정당해산 찬성 비율이 높게 나왔는데 서울대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정당해산 찬성 여론이 높은 것 같다”고 밝혔다.

연세대 4학년 정모 씨는 “솔직히 통진당 문제보다 취업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하다”면서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