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선고 이후 북한이 연일 외곽기구를 ‘총동원’해 정부를 비난하는 성명을 내놓으며 통진당 비호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정권이 대남혁명 노선 강화의 필요성과 함께 한국 내 종북세력에 대한 각별한 관리의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통진당 해산 하루 뒤인 지난 20일 공식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통해 통진당 해산 선고를 비난하는 성명을 낸 것을 신호탄으로 24일까지 조선민주법률가협회, 조선사회민주당 등 외곽기구를 총동원해 정부를 비난하고 통진당을 비호하는 내용의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조선사회민주당은 2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통진당 해산에 대해 “괴뢰보수패당이 통합진보당의 강령과 활동을 공화국과 억지로 연결시키면서 빗발치는 거세찬 항의와 규탄을 모면해 보려고 어리석은 잔꾀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선민주법률가협회도 대변인 성명에서 “(통진당 해산은) 시대의 흐름과 인류의 보편적 인권에 전면배치되는 반인류적 범죄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이들 성명을 통해 통진당을 근로대중의 이익을 옹호하는 진보정당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 독재의 피를 물려받은 집권자로 비유하고 있다. 조선사회민주당은 “(박 대통령은) 유신 독재자의 피를 물려받아 그 전철을 답습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야만성과 악랄성, 비열성에 있어 오히려 역대 독재자들을 능가하고 있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영수(정치외교학) 서강대 교수는 24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북한의 통진당 비호 성명에 반감을 갖겠지만, 소수의 종북주의자들은 ‘북한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는 메시지로 해석한다”고 분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