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위공무원 개방형 직위 선발 방식을 다소 개선했지만 공직 사회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는 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월호 사건 등으로 인해 이른바 ‘관피아’ 문제가 사회 주요 문제로 부각되면서 민간 전문가 영입은 그 대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가 민간 전문가의 대거 유입을 유인하는 데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행정자치부는 인사혁신처,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3개 부처의 직제 개정안이 금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이들 부처가 고위공무원 개방형 직위를 보다 손쉽게 확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23일 밝혔다. 실·국장급 직위의 개방형 직위 상한 규모는 실·국장급 고위공무원단 직위 총수의 100분의 20이다.

행자부는 올해 말까지 전 부처의 직제를 모두 개정해 개방형 직위 확대 기반을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직제 개정안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기관장이 개방형 직위를 정하도록 한 것은 기관장의 인사 자율성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지만 개방형 직위 상한 규모(100분의 20)는 기대 수준보다 낮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현재 전 부처 실·국장급 개방형 직위 개수는 130여개인데 직제 개정이 최종 완료되더라도 최대 200개 이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관계자는 “개방형 직위 제도 성공을 위해선 질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