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된 통합진보당을 ‘도로 통진당’으로 연명시키려는 종북(從北)세력의 획책이 점점 집요해진다. 이정희 전 통진당 대표가 19일 헌법재판소 결정 직후 “어떤 정권도 진보(進步) 정치를 막을 수 없고 그 누구도 진보 정치를 포기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실상은 올바른 진보 정치를 왜곡시키고 가로막아 온 것이 바로 이정희·이석기류(類)가 주도한 통진당이다. 이는 이번 헌재 결정에서, 그간 정의당 등과의 이합집산 과정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진보 정치를 위장막으로 해 ‘종북정당’을 되살리려는 움직임들이 전개되고 있다. 우선, 소속 전 의원들은 대한민국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헌재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한다. ‘의원직 상실=위헌정당 해산 제도의 본질로부터 인정되는 기본적 효력’이라는 헌재 결론은 물론, 헌법재판 제도의 원류인 1952년 독일 연방헌재의 결정 선례도 안중에 아예 없다. 집회 시위도 불법을 넘나든다. 20일 한국진보연대가 주최한 청계광장 집회만 해도 헌재 결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회 시위 등을 금한 집회시위법 제5조를 시험하다시피 했다.

전 통진당 의원 중 일부가 내년 4월 재·보선을 통해 ‘정치적 재기(再起)’를 모색하겠다고 하지만 국민 여론은 싸늘하다. 지난 2012년 4월 총선 때 통진당과 연대했던 ‘종북 숙주(宿主)’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이 반성은커녕 헌재 결정에 어깃장을 놓기 시작한 것도 적반하장이다. 진보정당에 ‘진보’가 없어 아쉬워한 진보진영은 이해득실 아닌 진정한 진보의 이름으로 ‘도로 통진당’부터 앞장서서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