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에서 시행 중인 9월에 1학기를 시작하는 ‘가을학기제’ 도입이 본격 논의된다.

정부는 22일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초·중·고등학교부터 대학까지 9월에 1학기가 시작되는 가을학기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내년부터 전문가, 학부모, 교사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교육부는 2016년까지 가을학기제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어서 이르면 2017학년도부터 부분적으로 가을학기제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다.

가을학기제를 검토하기로 한 것은 교원, 학생 등의 국제적 교류가 활발한 추세에 부응하고 국내 학령기 인구가 감소하는 것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외국은 대부분 가을학기제를 시행 중이어서 국내에 외국인 학생, 교수 등을 영입할 때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가을학기제는 취업, 교육과정 조정 등 관련 시스템 개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도입 여부를 예단할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교육과정이 3월 봄학기에 1학기를 시작하는 것에 맞춰져 있는 모든 시스템을 한 번에 바꿀 경우 그 혼란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노무현정부 후반에도 가을학기제 도입을 논의했지만, 사회적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공론화에 나선 것은 학령기 인구 감소에 대응, 국제 인력교류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국내 출생자수는 1994년 74만1000명을 기록한 뒤 해마다 감소, 지난해에는 43만6000명을 기록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을학기제는 사회, 문화적으로 연계된 것들이 많다”며 “광범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도입 여부를 결정하고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