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 선언에 따라, 쿠바의 정상급 야구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뛰기 위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던 모습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스포츠와 USA 투데이 등은 18일 일제히 미국-쿠바 관계 개선에 야구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내놓았다. 폭스스포츠는 “쿠바 선수들이 생명을 위협받아가며 미국으로 건너오던 방식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했다. USA 투데이도 “최소한 세계 최고 수준의 야구선수들이 상위 리그에서 뛰기 위해 목숨을 걸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아롤디스 채프먼(26·신시내티 레즈), 야시엘 푸이그(24·LA 다저스), 호세 아브레유(27·시카고 화이트삭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29·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 쿠바 출신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특히 푸이그는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에 체류하는 동안 마약조직의 ‘신체 절단’ 위협 속에 인질 생활을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미국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쿠바 리그와 메이저리그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성명을 내고 “미국과 쿠바의 관계 개선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하지만 계속 이 이슈를 추적, 선수 영입 등 쿠바 관련 비즈니스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30개 구단에 관련 정보를 계속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메이저리그와 쿠바 야구협회 사이에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규정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현재는 쿠바 선수들이 다른 나라로 빠져나와 거처를 마련한 뒤, 자유계약선수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있다. 쿠바 구단 입장에서는 우수한 선수들이 미국으로 떠나도 아무 보상을 받지 못했지만, 포스팅시스템을 도입하면 미국 구단에서 이적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폭스스포츠는 더 나아가 메이저리그가 쿠바에서 시범경기나 일부 정규 리그 경기를 개최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 쿠바 겨울 리그에 참가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또 자국 리그 선수들만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온 쿠바가 메이저리거들을 국가대표로 합류시켜 출전하는 변화도 생길 수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