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여유’ 이재만(오른쪽)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14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비서관은 이날 고소인 자격으로 출두해 12시간가량의 검찰 조사를 받았다. 연합뉴스

검찰이 청와대 ‘핵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3인방 인사 전횡 의혹과 관련해 현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장관을 지낸 이들의 진술이 주목받고 있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인방 비서관이 실질적으로 인사에 개입한 사실을 언론을 통해 폭로한 바 있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일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제2부속실에서 파견 경찰관 인사를 단수로 찍어서 내려보냈다” “내 밑(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했던 경찰관들이 복귀해서 한직으로 밀려났다”며 안 비서관의 인사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특히 조 전 비서관은 “복귀 경찰관들의 한직 발령이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고, 김 실장이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지시한 것 같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조 전 비서관이 근무할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인사검증까지 맡고 있어 3인방이 천거한 인사들이 흠결을 이유로 후보에서 제외되자 3인방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조 전 비서관에게 문건 유출 책임을 물어 경질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3인방의 인사개입 의혹은 유 전 장관의 폭로에서도 나타난다. 유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문체부 국장·과장의 경질과 관련, “김종 문체부 2차관과 이재만 비서관은 하나로 묶어 생각하면 정확하다”고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그는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배경에도 “(김종·이재만의)인사 장난이 있었다”고 주장해, 3인방 비서관이 청와대뿐만 아니라 정부부처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이 같은 3인방의 인사개입 의혹은 검증 기능을 맡은 민정수석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청와대 인사검증의 총책임자인 민정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을 독대하지 못하다 보니 민정수석실의 검증 의견보다 독대가 가능한 이들 3인방의 입김이 더 강하게 작용해 인사 전횡이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