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崔경위 유서에서 靑서 韓경위 회유 암시
조응천 “감찰보고서 조작 吳행정관 날인 강요” 주장

15일로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작성 경위 및 유출에 대한 검찰 수사가 2주간 진행된 가운데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의혹들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특히 문건의 작성 경위와 유출 경로, 청와대 감찰 결과 보고서 내용이 일부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대응 방식에 대해 상당한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과 함께 갖가지 의문점도 제기되고 있다.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을 세계일보에 유출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45) 경위는 유서에 청와대가 같이 수사를 받고 있던 경찰관을 회유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남겼다.

최 경위의 회유 암시 글은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감찰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한 내용과 함께 청와대의 사건 조작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최 경위는 14일 공개된 유서에서 한모 경위에게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이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최 경위는 지난 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도 “민정수석실에 파견된 경찰관이 ‘혐의를 인정하면 불입건해줄 수 있다’고 한 경위에게 말했다고 들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조 전 비서관은 12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특별감찰반 조사에서 오모 전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문건 작성 및 유출 전반을 조 전 비서관이 주도했다’는 내용에 서명, 날인을 하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관 회유 의혹과 관련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한 경위를 민정수석비서관실의 그 어느 누구도 접촉한 사실이 없고, 제안도 없었다”며 “한 경위도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언론 보도에 한 경위가 그런 일(회유)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고 밝혔다.

오 전 행정관에 대한 서명, 날인 강요에 대해서 청와대 관계자는 “오 전 행정관이 지난 5월 문서가 유출됐다며 보여줬던 청와대 문건 사진의 출처를 대지 않다 이번에 출처를 조 전 비서관으로 밝힌 것”이라며 “이러한 감찰 결과에 대해 인간적 도리 때문에 서명, 날인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며 강요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