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 간 원유 생산량 감산 합의가 실패로 돌아간 후 유가 내림세가 지속되면서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제 유가 하락이 국내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장기화할 경우 저물가 고착화로 인해 디플레이션 위험성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유가 하락으로 수도권에서 휘발유를 ℓ당 15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국제 유가 하락은 국민소득 증대와 함께 물가 하락에 따른 소비와 생산 증대 효과, 불확실성 저하로 인한 기업투자심리 개선을 통한 투자 증대 등 일단 국내 경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국제 유가가 10% 하락할 경우 소비 0.68%, 투자 0.02%, 수출 1.19% 등의 개선 효과가 발생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은 0.27%, 국민총소득(GNI)도 0.41% 상승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분석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 내림세가 지속될 경우 소비자물가(CPI) 하락을 초래하면서 저물가 현상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상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하락이 장기화하면 자연스레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게 된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제 유가 하락은 소비, 투자, 수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성장률은 물론 국민소득 증대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장기화할 경우 일각에서 우려하는 바와 같이 일본식 디플레이션을 초래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8일 경기 파주시와 고양시 등지의 5개 주유소가 일제히 휘발유 판매가격을 ℓ당 1597원으로 내렸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