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서민 증세’라 극렬히 반대했던 담뱃세는 여당이 정부의 ‘2000원 인상안’에서 인상 폭을 낮추고 인상분에 지방세인 ‘소방안전세’를 신설하는 방안으로 여야가 합의점을 모색하고 있다. (문화일보 11월 17일자 6면·11월 27일자 5면 참조)

여야는 28일 국회를 정상화하면서 최대 쟁점 중 하나인 담뱃세 증세에 사실상 합의했다. 다만 담뱃세 인상 폭은 1000∼1500원 수준으로 낮추고, 정부의 2000원 인상안 중 594원에 해당하는 개별소비세(국세) 일부를 야당이 요구해온 소방안전세(지방세)로 전환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조율 작업에 들어갔다.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는 “여당에서도 4500원 인상은 과도하다는 여론이 있었고 조세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인상 폭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국세 신설로 정부만 배 불린다는 비판은 지방세를 신설하는 방향으로 최소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안대로 담뱃세 인상을 추진할 경우 국세는 2조8476억 원 늘어나는 반면, 지방세는 200억 원 감소하게 된다. 여야가 이날 큰 틀에서 담뱃세 인상을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인상 폭과 내용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현재 기획재정부와 행정자치부는 담뱃세 1000원 인상 시, 1500원 인상 시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어떻게 둬야 할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는 최대한 인상 폭을 높이고 국세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소방안전세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야당은 또 스스로 서민 증세라 비판해온 담뱃세 인상에 합의한 만큼 ‘법인세 인상’과 ‘대기업 관련 비과세 감면 축소’ 등 ‘재벌 감세 철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여야의 담뱃세 협상은 막판까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