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끈다.’

정부가 효성을 통해 전북에서 육성코자 하는 탄소섬유 분야는 기존 제조업 경쟁력의 허술한 고리를 보완할 창조경제 실현 모델로 꼽힌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어 왔던 주력산업인 전자.반도체.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제조업 부문이 부진을 겪으면서 철을 대체할 신소재인 탄소섬유가 다양한 업종에 적용될 무한한 가능성을 평가받으며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탄소섬유는 철에 비해 무게가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반면 강도와 탄성은 각각 10배, 7배나 강한 특성을 갖고 있어 ‘검은 보물’로까지 불리고 있다.

특히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도 높아 적용 가능한 산업 분야가 많고, 연관 산업으로의 후방 효과도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탄소섬유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전거, 골프채, 스노보드와 같은 운동기구부터 자동차 후드, 풍력발전기 터빈, 건축 자재, 항공기 구조물 등 다양한 부문에서 사용되고 있다. 탄소섬유복합재로 만들 경우 활용 범위는 더 넓어진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 BMW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전기차 ‘i3’의 기본 골조 전체를 탄소복합소재(CFRP)로 제작, 기존 슈퍼카에만 쓰였던 탄소섬유가 양산차에도 적용돼 대중화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했다. 탄소섬유는 ‘보잉787’ 등 최신 항공기 기종에도 적용돼 항공기 경량화를 통해 연료효율을 높일뿐만 아니라 최근엔 인공 뼈, 인공장기, 의족 등에도 이용되며 의료 산업 분야에서의 용도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12년까지만 해도 탄소섬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했지만 이후 효성, 태광 등이 연이어 사업에 진출하고 상용화 설비 가동을 통해 자체 수급에 나서고 있다.

특히 효성은 미국과 일본이 30여 년간 독점해온 탄소섬유 시장에서 지난 5월 자체 브랜드인 ‘탄섬’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탄섬은 우주.항공, 자동차, 방위산업 등에 활용된다.

한편 현재 탄소섬유 시장 규모는 연 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연평균 12%씩 성장하는 추세여서 오는 2030년엔 시장 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독일 등이 정부 차원에서 탄소섬유 산업 진흥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 아직 산업 환경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범국가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