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 H펜션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담양경찰서는 17일 펜션 주인을 업무상과실치사상,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사법처리하기로 하고 증거 확보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또 이 펜션이 강모(여·53) 씨 명의로 돼 있으나 실제 주인이 남편인 최모(55·광주 모 기초의회 의원) 씨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경찰은 화재에 취약한 불법 건축물을 지어 참사를 빚어낸 책임을 물어 펜션 주인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특히 불이 시작된 바비큐장 내에 소화기가 한 대도 없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서는 2개의 분말소화기가 발견됐으나 하나는 투숙객이, 하나는 최 씨의 아들이 황토방 쪽에서 가져와 작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둘 다 제조된 지 오래된 노후 소화기로, 더구나 한 개는 분말이 분사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불량’ 의혹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펜션에는 총 9개의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고 이 가운데 3개는 10년 이상된 노후제품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황토방 11개실 중 7개 실은 허가를 받았으나, 4개는 무허가로 증축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별개로 전소된 무허가 바비큐장 등 3개 동에 대해 건축물로 볼 것인지 여부는 좀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담양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