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 펜션 화재사고 당시 화재가 시작된 곳은 바비큐장 내 출입구에서 가장 먼 안쪽 테이블이며 사망자 모두는 이 테이블에 앉아있던 학생들이란 증언이 나왔다.

17일 동신대에 다니는 생존자 이모(19) 양의 아버지 등 생존자 가족 등에 따르면 동신대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소속 재학생과 졸업생 일행이 패러글라이딩을 마치고 펜션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30분쯤. 모두 짐 정리를 하거나 저녁 준비를 하다 보니 8시가 훌쩍 넘어 바비큐장으로 갔고, 화재가 발생한 오후 9시 40분쯤까지 1시간 40분 동안 만취한 사람은 없었다. 출입구 쪽 첫 번째 테이블에 있었던 이 양이 화장실에 갔다가 나와 의자에 앉는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

이 씨는 “현장은 울음소리와 비명이 난무하며 아수라장이 됐고 비좁은 출입구로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마지막 테이블에 앉아있던 4명은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숨졌다더라”면서 “술에 취해서 나오지 못한 학생들은 없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안쪽 세 번째 테이블에 앉아있던 장모(19) 군에 따르면 한 테이블당 6명 정도씩 앉아 있었고, 불나기 직전에는 오손도손 이야기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가장 안쪽에 있던 네 번째 테이블에서 불이 났고, 불은 순식간에 번져 10초 만에 천장이 다 타고 30초 만에 벽 전체를 불길이 덮어버렸다고 했다.

모두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네 번째 테이블에 있던 선배들이 후배들을 밀면서 “나가, 먼저 나가”라고 외치며 탈출을 지시했다.

장 군은 “탈출하다가 옷에 불이 붙었고 밖으로 나와서 불붙은 옷을 손으로 털어내는 과정에서 손등, 등, 목 등에 화상을 입었다”면서 “먼저 나온 친구가 소화기를 찾았지만 한참을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고, 그나마 다른 건물에서 소화기를 찾았지만 분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 테이블에 앉아있었던 대학생 윤모(19) 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바비큐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고 있었는데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억새로 뒤덮인 천장으로 불길이 치솟았다고 했다”면서 “비좁은 공간은 널브러진 의자와 출구로 나오려는 사람들이 뒤엉켰고, 넘어져 화상을 입는 사람들도 있었다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담양 =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