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무상복지 정책이 국가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교육 및 국가 재정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석일(경제학) 고려대 교수는 1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정치인들이 표심을 얻기 위해 내뱉은 무책임한 포퓰리즘 공약이 국가재정을 파탄으로 몰고가고 있다”면서 “결국 이 모든 짐은 후세대가 짊어지고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재정압박이 심화되면 결국 이를 메우기 위해 지방채나 국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를 선언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석(경영학) 홍익대 교수는 “복지혜택은 도움이 절실한 계층에게 먼저 가야 한다”면서 “표를 주는 사람들 중심으로 포퓰리즘식 복지공약을 남발하다 보니 정작 혜택을 받아야 할 소외계층들이 외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호(교육학) 서울대 교수는 “교육 복지라는 것은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라면서 “낡은 교육시설 재정비, 기자재 확보 등 시급한 사안들이 많은데 무상 시리즈 때문에 정작 필요한 곳에 투자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하지 않고도 익명성을 유지하면서 불우학생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면서 “교육복지에 대한 투자 불균형이 교육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국가 재정을 고려해 복지 정책 ‘구조조정’을 하거나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지만(경영학) 연세대 교수는 “제대로 된 복지국가를 만들려면 국가 재정을 고려해 복지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면서 “무상 시리즈로 인한 병폐가 나오고 있는 만큼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석 교수는 “전면적인 복지 구조조정과 효율화 작업이 시급하다”면서 “불필요한 복지를 전면 철폐하고 재정을 고려한 현실성 있는 복지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