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구조조정’ 13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등 50여 개 보수 성향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무상복지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복지 구조조정’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무상급식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세종시와 세종시교육청이 내년부터는 시장·교육감의 선거공약에 따라 고교로까지 무상급식을 확대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 수 증가로 세종시의 급식 예산은 4년 뒤면 올해의 5배까지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고교 무상급식까지 전면 시행될 경우 재정 부담이 더해져 과다한 급식비용이 세종시 교육 재정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99억 원의 예산을 들여 1만4000여 명의 초·중학생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세종시와 시 교육청은 내년부터 읍·면 지역 고교 무상급식도 하기로 합의했다. 세종시의 무상급식 비용은 시와 교육청이 절반씩 부담하는 구조로 고교 무상급식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춘희 시장과 ‘진보 계열’인 최교진 교육감의 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문제는 현재 인구 13만5000명 수준인 세종시가 오는 2030년까지 80만 명을 수용하는 도시로 급성장하고 무려 90여 개 학교의 신설 계획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매년 폭증하는 학생들의 급식비용을 교육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세종시의 급식 대상 학생수는 올해 1만4000여 명에서 2015년 2만9000명, 2016년 4만400여 명, 2017년 5만6000여 명, 2018년 6만2000여 명 등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행대로 무상급식 범위를 유지할 경우 세종시 급식비용은 올해 99억 원에서 2015년 211억 원, 2016년 314억 원, 2017년 454억 원, 2018년 501억 원 등 향후 4년내에 5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세종시교육청측은 2019년 이후는 예측 자료가 없다고 하지만 도시 발전추세로 보면 세종시의 급식비용은 향후 10년 내에 현재의 10배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시장과 교육감의 공약 실천을 명분으로 세종시 신도시(예정지역) 동(洞)단위 고교까지 무상급식이 확대될 경우 재정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시 교육청은 오는 2018년까지 세종시 예정지역에 21개 고교를 신설할 예정인데 추가 비용만 1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세종시교육청은 지방 교육재정의 어려움으로 내년 누리과정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6개월치만 편성했고 방과후학교 운영비 17억 원, 초등돌봄교실 운영비 12억 원 등을 올해보다 삭감한 형편이다.
세종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