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비(NIMBY)현상을 해결하려면 님비의 철자와 의미가 ‘NIMBI(Now I must be involved·이제 나는 반드시 관여한다)’로 바뀌어야 합니다.”

쓰레기 매립장이나 핵발전소 같은 기피시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이른바 ‘님비현상’을 풀기 위해선 이해당사자들의 참여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강영진 성균관대 갈등해결연구소장은 “자신들의 주거지 주변에 기피시설을 두기 싫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라면서 “이를 최소화 하기 위해선 사안과 조금이라도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사업 추진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소장은 “기피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를 줄이려면 선정과정에서부터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시설이 왜 이곳에 있어야 하는 지 제대로 알려야 한다”면서 “과거 사례를 볼 때 이 과정만 제대로 이행해도 별도의 인센티브 없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주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면 사업을 강행한다고 해도 향후 지역사회와 공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원 한국사회갈등해소센터 소장도 “입지갈등 해소의 관건은 사업 추진 초기 이해 당사자들의 참여가 얼마나 이뤄졌느냐 하는 점”이라면서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사업의 필요성과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시설에 대한 편견을 풀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정부나 지자체 입장에선 어느 정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입지갈등은 ‘주민의 수용’ 여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논의의 장을 통해 서로의 간극을 좁혀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그는 “충분한 절차 뒤에는 주민들 역시 무조건 반대를 하기보다 사업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지자체와 함께 보완책을 고민해야 한다”며 주민들의 양보도 주문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