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소, 구치소 등 교정시설의 신축 및 이전 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정부와 지역주민 간 대립은 우리 사회의 해묵은 갈등 가운데 하나다.

설립된 지 반세기가 넘은 안양교도소는 이전 및 재건축 문제를 두고 20년 가까이 첨예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99년 법무부는 안양교도소 이전 계획을 세웠지만 이전 후보지 주민들의 강한 반대로 이전 계획은 무산됐고, 법무부는 하는 수 없이 2006년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안양시는 재건축 불가를 통보하며 법무부에 제동을 걸었고, 법무부는 2012년 안양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재건축 문제를 두고 최근까지도 지역주민들의 극심한 반대가 이어지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성남보호관찰소도 14년째 독립청사를 마련하지 못한 채 떠돌고 있다. 성남보호관찰소는 경기 성남시 수진2동에서만 3번 자리를 옮겼다. 이후 구미동, 여수동, 야탑동, 서현동 부근으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강한 주민 반대에 부딪혀 여전히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뒤늦게 학부모대표, 법무부, 성남시, 외부인사 등 15명으로 구성된 민관대책위를 구성했지만,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 주민들이 “범죄자들이 동네에 돌아다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