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8일 이후 102일 만에 세월호 실종자 시신 1구가 28일 추가 발견되면서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던 선체 인양 논의가 당분간 물밑으로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범대본) 관계자는 29일 “가족들이 이미 수색에 집중해 달라는 요청을 해왔기 때문에 그대로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28일 시신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선체 인양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열린 회의에서도 실종자 가족들은 선체인양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은 채 수색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거듭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가족은 반복수색에도 불구하고 왜 뒤늦게 시신이 발견됐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대본은 이에 따라 해양경찰청을 중심으로 11월 수색 계획을 세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범대본 관계자는 “발견한 시신을 아직 인양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선은 시신 인양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선체인양의 경우도 일부 가족만 찬성한 것이었기 때문에 당분간 선체인양에 대해 이야기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진행된 표결에서 실종자 아홉 가족 가운데 다섯 가족이 선체인양 대신 수색에 손을 들긴 했지만, 네 가족이 선체인양에 찬성하는 의견을 내놓아 그동안 ‘금기시’되던 인양 문제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특히 가족들은 표결 과정에서 “정보가 부족하다”며 인양 검토 자료와 선체인양 계획을 달라고 범대본에 요청하기도 했다. 범대본 역시 사고 초반 작성해뒀던 인양 비용, 시기, 방법에 관한 자료를 가족들에게 제공할 계획이었다. 실종자 가족의 법률대리인인 배의철 변호사도 “가족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자료를 토대로 인양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고 수중 수색 지속 혹은 인양, 수색과 인양의 병행 등 다양한 방법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