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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폐쇄된 구의취수장을 리모델링해 내년 3월 개장하는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를 서커스인력 양성 공간으로 활용하고 장기적으로 시립서커스단을 만드는 등 퇴출 위기에 빠진 서커스 활성화에 적극 나섰다. 전통문화 복원과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는 취지에서 서커스 부활을 모색한다는 것이 취지지만 무상복지 등으로 가뜩이나 심한 재정 압박 속에서 시가 혈세를 투입해 서커스단까지 만드는 것을 둘러싼 적정성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에서 1년 정도의 연습 과정을 거쳐 서커스 인력을 양성하고 성과가 좋을 경우 예술감독도 채용해 장기적으로 서커스 전용공연장을 확보하고 시립서커스단을 만드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시는 또 최근 시 관계자와 4명의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서커스 도입방안 관련 자문회의’를 열고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장르로서 ‘친숙한 서커스’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시는 또 서커스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공동개최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거리축제인 ‘하이서울페스티벌’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이서울페스티벌 장르 중 서커스존을 만들어 서커스에 대한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또 민간지원을 통한 공동제작과 해외 서커스 단체 초청 및 교류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의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이상묵(새누리당)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은 “서커스단이 기존의 방식대로 한다면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서울시가 추진하는 시립서커스단에 공공성이 들어갈 여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전체 시민들에게 공감대를 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공공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또 “전통문화를 살린다는 취지에서 민간 단체에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필요할지 모르지만 공공기관으로 시립서커스단을 추진하는 것은 맞지가 않다”고 말했다.

또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실장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시에서 고민해 추진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공공성 등의 문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가뜩이나 무상복지 등으로 인한 재정 압박이 심각한 상황에서 과연 시립서커스단 사업 추진이 현실적으로 적합한지는 회의적이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서커스단은 동춘서커스단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커스단인 동춘서커스단은 경영난에 시달리다 지난 2009년 해체를 결정했지만 주변의 지원과 만류로 해체 결정을 철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