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부수의 일간지인 요미우리(讀賣)신문이 한국 내 미군 상대 집창촌인 ‘기지촌’ 실태를 취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적 동원이 아니라 자발적인 성매매에 의해 이뤄졌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판 위안부’ 유사사례를 찾겠다는 취지로 해석돼 파장이 일 전망이다.

외교가와 전문가 및 시민단체 등에서는 “일본군 위안부는 한국 여성을 일본군과 일 정부가 강제동원한 것으로 미군 상대 기지촌의 여성문제와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일 정부의 위안부 정책에 맞춘 일본 언론의 무책임하고 적반하장적 태도에 분노를 느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한국지사 관계자는 2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요미우리 신문이 취재팀을 꾸려 한국 기지촌을 취재하고 있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베트남 전쟁 시기 한국군 파병과 관련, “베트남에 남은 라이따이한 문제 등을 취재해 기사화한 바 있으며 이 같은 일련의 취재는 한국에도 위안부와 유사한 것이 있다는 점을 보도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폭로했던 아사히(朝日) 신문과 정면으로 맞서면서 위안부 강제연행설을 부정하는 것은 허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8월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담화를 대체하는 새 담화를 발표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하면서 2차 대전 때 일본군이 많은 위안부를 “성노예로서 강제연행했다는 것”이 ‘오해’라고 규정하고, 이런 인식이 국제사회에 퍼진 원인 가운데 하나가 고노담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일본 소식통은 이에 대해 “기지촌 여성들이 미군을 대상으로 성매매한 것을 일본군 위안부와 비교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정부 관계자도 “일본 정부가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태도에 보수 매체가 장단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며 “본질을 호도하려는 태도는 실망스럽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세영·조성진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