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허…’ ‘개헌 봇물’ 발언과 ‘공무원연금 개혁 시기’ 문제로 당·청 갈등 논란에 휩싸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회의에서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2일 청와대의 ‘공무원 연금 개혁안 연내 처리’ 방침에 대해 “공무원 연금 개혁을 꼭 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데, 하는 게 중요하지 그 시기가 중요하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공무원 연금 개혁안의 연내 처리 방침에 동조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왜 그것 때문에 자꾸 나와 청와대를 싸움 붙이려 하느냐”고 불만을 표하면서 이같이 답했다.

전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공무원 연금 개혁안 연내 처리’를 촉구했음에도 김 대표가 ‘시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루 만에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대표가 ‘개헌 논의를 중단해 달라’는 청와대의 요구는 수용했지만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해서는 자신의 스탠스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공무원 연금 개혁안 처리 시기가 당·청 충돌의 주요 고리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둘러싼 ‘청와대 대 김무성’의 갈등 양상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가 공무원 연금 개혁안 처리 시점과 관련해 청와대와 엇박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부에서 연내에 해보자고 이야기하지만 (공무원 연금 개혁안의) 연내 처리는 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었다. 김 대표는 “연금 개혁은 국민이 내용을 다 알아야 하고 어떤 수준으로, 어떤 길로 가야 하느냐 하는 것을 공개리에 토론도 하고 연구도 해야 한다”며 “야당과도 진지한 대화를 해서 같이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공무원 연금 개혁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정권적 차원에서 꼭 이것은 성사시켜야 할 문제다’라고 아무도 이야기해 준 사람이 없었다”고도 말했다. 청와대가 뒤늦게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들고 나와 당을 압박하고 있다는 불만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에 따라 청와대의 입장을 지지하는 새누리당 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과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비박근혜)계가 앞으로도 공무원연금개혁 문제를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공무원 연금 개혁의 시급성을 설명했고, 지난 19일 당·정·청 회의도 그것 때문에 열었는데 이제 와서 ‘아무 얘기 못 들었다’는 식으로 나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친박계 의원도 “공무원 연금 개혁의 중요성에 대해 김 대표에게 수차례 설명했다”면서 “지금 와서 왜 딴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남석·김만용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