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테러나 스파이 사건 등 주요 범죄에 대해 일반 형사절차와 다른 특례조항을 운영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국가안보 위해사범은 일반 형사범이 헌법상 피의자의 권리로 당연히 보장받는 변호인 접견교통권과 신문참여권도 상황에 따라 제한을 받는다. 이들 국가는 형사절차상 특례조항을 두고 수사기관의 감청 권한을 확대하는가 하면, 통신기록 추적절차를 간소화하고 있다.

미국은 반테러법인 애국법을 제정해 테러 혐의자 등 안보사범 수사 중에는 사법부의 허가 없이 수사당국의 결정만으로도 1년 동안 이메일 감청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안보사범 수사와 관련이 있다는 명확한 근거가 있을 경우 이메일에 대한 광범위한 압수수색영장 발급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수사기관은 안보사범 수사 과정에서 확보된 정보를 이민국, 국방부, 정보기관 등과 공유할 수도 있다.

애국법상 특례조항에 따라 숙박시설 이용 기록이나 대중교통 이용 내역, 도서관 대출기록 등 개인정보 수집도 허용한다. 또 테러 방지를 위해 실시하는 외국 학생 비자 감독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외국 학생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외국인의 입국정보와 교육기관 내의 신원을 상시 통합 관리한다.

영국은 반테러범죄 안전법을 제정해 테러 혐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해 1주일간 불기소 상태에서 구금이 가능하다. 반테러범죄 안전법은 테러 혐의자가 외국인일 경우에는 긴급구속 및 계좌감시가 가능토록 특례조항을 두고 있다. 테러 혐의자에 대한 변호인 접견 허용으로 인해 증거 인멸 등 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에는 경사급 이상 경찰관의 결정으로 체포 이후 36시간 내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

독일도 국제테러대책법에 따라 테러 혐의자에 대해서는 형사절차상 규제를 완화하고 피의자의 접견교통권도 제한한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