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폭발사고로 개발 지연을 거듭한 끝에 K-11 복합소총의 전력화는 완료됐지만, 그 과정에서 생산된 15만 발의 20㎜ 공중폭발탄은 투명하지 않은 군 당국의 사업 처리로 폐기 처리 위기에 놓인 것으로 16일 드러났다. 또 K-11 개발 양산 과정에서의 기술적 결함과 오류가 발견되고 총기 폭발사고로 현재까지 3000여 정의 납품이 지연되면서 수백억 원대의 지연배상금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포함해 군이 추진하고 있는 전력확보 사업 중 납품업체의 개발 부품 불량, 군의 사실 은폐 및 축소, 부패와 비리 유착관계 등으로 전력화에 심대한 차질을 빚을 뿐 아니라 국방예산 낭비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안규백(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이날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 당국은 K-11의 내부결함 및 폭발사고 원인 규명 과정에서 설계상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보완했으나, 기존에 생산된 탄약 15만 발은 폭발 가능성 때문에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 아래 지난 2000년부터 개발이 시작돼 2009년 방위사업추진위원회 결정으로 첫 생산에 들어간 K-11은 2011년 10월·2014년 3월 두 차례 폭발사고 후 탄약과 총기를 모두 개선해야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 점이 확인됐다. 하지만 결함을 무시하고 탄약 생산이 함께 이뤄졌고, 군 당국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탄약 이상이 의심됐음에도 구입사업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방산업체와의 유착 의혹도 받고 있다.

수백억 원대의 지연배상금과 관련, 방위사업청은 개발업체인 S사의 요청에 따라 9월 군수조달분과위원회 최종 심의를 거쳐 22억여 원을 면제키로 하면서 면죄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해군은 214급 최신예 잠수함이 잠항 중 연료전지가 잦은 고장을 일으킨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인수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