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서울 지역 혁신학교들의 예산 불법 집행 등 운영상 문제점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 서울, 경기, 전북 등 진보교육감들은 그동안 지적돼온 혁신학교 운영상의 문제를 제대로 개선하지 않은 채 혁신학교를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자사고 지정 취소에 이어 혁신학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바른사회시민회의는 혁신학교 운영에 있어 여러 문제들이 지적돼왔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이 제대로 점검·지도하지 않고 있다며 곧 감사원에 혁신학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른사회 관계자는 “그동안 혁신학교가 지침을 어겨가며 예산을 방만하게 운영하는 데다 일반학교와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벌어졌지만 서울시교육청이 이를 제대로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국민 300명 이상을 청구인으로 하는 공익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며, 그 시기는 아마 11월 초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지역에는 올해 신규 지정된 율현초등학교 1개교를 합쳐 68개의 혁신학교가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개포초, 경일초, 노원초 등 11개교를 예비혁신학교로 지정했다. 이같이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은 선거공약이기도 한 혁신학교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입시위주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창의적 수업을 실시하기 위해 도입된 혁신학교는 설립 목적을 위해 지원된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엉뚱한 곳에 사용하고, 교육의 질도 담보하지 못해 오히려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많은 학교가 예산을 교사 연금 및 복지, 간식비 등 창의적 수업이란 목적과 동떨어진 곳에 집행하는 등의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한 초등학교는 교사 노트북 구입에 1300만 원을 쓴 것이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문화일보 5월 27일자 4면 참조)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감사 청구에 앞서 분석한 자료에서도 혁신학교 지원예산 100억 원 중 인건비가 37억 원에 달하는 데, 이중 행정보조 급여가 16억6000만 원, 외래강사 수당이 15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