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농약 농산물 급식’에 대한 감사원 감사에 이어 납품비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친환경유통센터 이용 확대를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급식은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센터에 친환경 식재료 비율 확대, 친환경유통센터 수의계약 확대 등 각종 혜택을 줄 예정이다.

10일 서울서부지검 등에 따르면 검찰이 서울친환경유통센터 전 센터장 고모(54) 씨와 센터 직원 손모(46) 씨, 협력업체 직원 김모(55) 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협력업체 직원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센터 관계자들은 뇌물 수수, 협력업체 직원들은 뇌물 공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감사원에서 해당 센터의 친환경농산물 중 일부에서 농약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같이 농약 농산물 급식, 납품비리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교육청은 서울농수산식품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해당 센터에 각종 혜택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수의계약 범위를 1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친환경 식재료 사용 비율도 50%에서 70%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과거 이 같은 혜택으로 센터와 거래하는 학교는 2012년 780개 교, 2013년 867개 교로 증가했다가 문용린 전 교육감이 혜택을 없애면서 올해 39개 교까지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만큼 다른 친환경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업체에 교육청이 나서서 혜택을 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농약 농산물 급식, 납품비리 논란은 센터의 구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이 센터는 영농조합을 통해 산지 직거래를 하고 있다고 홍보해 왔으나, 실제로는 전국에서 농산물을 유통하는 중간유통업체를 통해 농산물을 납품받았고 심지어 시중보다 가격도 30∼50% 높게 부풀려 책정했다. (문화일보 2월 25일자 10면 참조)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풀뿌리국민연대 등 진보진영 단체들이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각종 위원회를 장악하면서 센터에 일부 업체 독점 구조가 형성됐고, 이를 통해 센터는 과도한 수수료를 책정해 학교에서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며 “현재 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센터 이용을 확대하는 것은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현진·김대종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