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어닝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이익 기여도와 시가총액 비중이 낮은 업종의 이익 추정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이익 기여도와 시총 비중이 높은 업종들의 전망치는 갈수록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대형주들의 실적 악화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어 올해 3분기 국내 기업 실적에 비상이 걸렸다.

2일 금융투자업계와 IBK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국내 증시 상장사들의 순이익 추정치는 24조8660억 원으로 지난 6월 전망치인 28조2460억 원과 비교했을 때 3개월 새 13%가량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3분기 이익 전망치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며 복잡한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상장사들을 30개 업종으로 분류했을 때 내수 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8개 업종의 경우 최근 순이익 전망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말 전망치를 업종 구분 없이 100으로 가정했을 때 증권업의 전망치는 최근 145.2를 기록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지주(116.8), 보험(112.9), 내구소비재(107.4), 디스플레이(107.4), 필수소비재(104.5), 기타금융(103.4), 교육·미디어(101.9) 등이 최근 석 달 새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이처럼 일부 업종이 약진하고 있음에도 이들이 전체 상장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고 대형주들의 이익 전망치 하향세가 갈수록 두드러져 전체 시장 전망은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앞선 8개 업종이 전체 상장사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5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반도체·장비’ 한 개 업종의 실적 비중(26.85%)에도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반도체·장비의 경우 지난 6월 전망치를 100으로 봤을 때 최근 전망치가 75.5까지 떨어진 상황이고 반도체·장비 다음으로 실적 비중이 높은 자동차(12.17%)의 경우도 최근 전망치가 93.3으로 하락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