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의 산물인 중국 국유기업에 대해 중국 정부가 개혁·쇄신을 통한 구조조정에 나섬에 따라 향후 한국 기업 및 경제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1위의 수출국이자 2위의 수입국인 중국에서 국유기업의 위상은 민간기업의 역할 확대에도 불구, 아직까지 절대적이다.

1일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관리위원회(SAASC·국자위)에 따르면 국자위 관리감독을 받는 국유기업의 지주회사 격인 중양치예(中央企業·양치)는 125개사로, 자산총액은 35조 위안(5986조 원), 매출규모는 24조4000억 위안(4173조 원), 납세규모는 1조9000억 위안(324조 원)에 달한다.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해외진출에 나서면서 설립한 기업도 1791개사, 직접투자규모는 1165억 달러로 중국 해외투자 총규모의 63.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양치에만 해당된다. 중국 국유기업 전체 숫자는 15만5000여 개, 총매출은 47조1000억 위안(8038조 원), 직원수는 3700만 명, 자산총액은 104조1000억 위안(1경7788조 원)이다. 중국 경제의 근간인 셈이다. 상하이(上海)에 주재 중인 법무법인 태평양의 김성욱 변호사는 “중국 국유기업은 워낙 방대하고 다양한 데다 다른 나라와 견줘 비중도 매우 높다”며 “양치가 ‘홀딩컴퍼니’ 역할을 하면서 금융지주사를 거느리며 강력한 통제를 가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을 포함해 외국계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할 때 ‘관시(關係·인간관계)’를 기대하고 합작을 추진하는 사례도 많다.

오랜 기간 정부의 ‘우산’ 아래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고 성장해온 국유기업들은 최근 들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금융, 재정, 세제, 시장, 가격, 노동, 호적·대외경제와 함께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8대 개혁과제에 속하면서 다양한 소유제도를 발전시키는 쪽으로 친시장적인 방향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국유기업들이 한국 공기업들에서도 늘 논란의 대상인 방만경영의 영향으로 65조 위안에 달하는 부채를 지고 있는 점, 부정·부패와 이의 수혜자인 국유기업 기득권층의 저항으로 개혁 전망이 밝을지에 대한 의견도 존재한다.

조현준(국제학) 건국대 교수는 ‘국유기업 개혁 과제’ 분석을 통해 “중국이 독특한 국유기업 체제나 제도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으며, 국내외에서 계속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