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가 30일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을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유 대변인이 지난 23일 고려대 강연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에게 수사권·기소권을 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청와대’라고 쓴 쪽지를 보여줬다고 들었다”는 발언이 허위사실인 만큼 수사해 처벌해 달라는 취지에서다.(문화일보 9월 29일자 8면 참조)

전태호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로 유 대변인을 고소하기로 했다”면서 “오늘(30일) 오후 고소장을 안산 단원경찰서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부위원장은 “유 대변인이 일반인 유가족들을 폄하하기 위해 악의적인 발언을 했다”면서 “‘착각’이라는 말 외에는 공식적인 사과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가족들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었다”며 법적 조치에 나선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는 당시 유 대변인의 발언이 단원고 유가족 측이 운영하는 ‘416TV’를 통해 유포된 만큼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적용해 유 대변인을 고소키로 했다.

만약 유 대변인의 강연에 대한 혐의가 인정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형 등의 처분이 내려진다. 일반 허위사실 유포죄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지만 신문, 라디오 등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파급력 등을 감안해 더 무거운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통상 명예훼손 사건에서는 벌금형이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허위사실이 악의적이거나 그 사실을 통해 피해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징역형이 선고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인 가족대책위 측은 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 벨’이 상영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10월 1일 부산시에 항의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영화 ‘다이빙 벨’은 세월호 참사 이후 다이빙 벨 투입 과정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의혹들을 담고 있다.

한편 일반인 유가족들은 최근 여야 원내대표가 일반인 유가족들을 배제한 채 전명선 세월호 가족대책위 위원장과 3자회동을 가진 데 대해 강한 서운함을 드러냈다. 한성식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 부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로 똑같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인데 왜 우리만 찬밥 신세인지 도통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3자 회동은커녕 만나주겠다는 정치인이 아무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 부위원장은 “박영선 원내대표에게 수차례 만나달라고 요청했지만 당내 사정을 이유로 거절했다”면서 “소수지만 일반인 유가족들의 목소리도 당연히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승현·김동하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