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뢰로 한국연금학회가 만든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있는 공무원사회의 행태에 각계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비난은 연금 재정적자의 원인은 차치하고라도 올해만 2조5000억 원, 향후 10년간 총 52조 원의 재정보전금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 공무원연금수지 적자를 계속 ‘국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국민적 절박감에 한참 어긋난 무책임한 처사라는 데서 기인한다.(문화일보 9월 23일자 3면 참조)

합법단체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법외노조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등 공무원단체는 오는 27일 이에 반발해 총력결의대회를 갖는다고 예고한 가운데,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춰 통합할 것이 아니라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우는가 하면, 지난 22일 열릴 예정이던 국회 정책토론회조차 힘으로 저지해 비공무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공무원들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이창원(행정학) 한성대 교수는 24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공무원들이 예전에는 박봉이라고 대우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선망하는 직종 아니냐”면서 “민간 직장인들이 언제 잘릴지 몰라 불안할 때 그들은 안정된 직장에서 느긋했던 게 사실 아니냐”고 공무원들의 집단 행동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들이 너무 정략적으로 나서는 데 놀랐다”면서 “돈도 중요하지만 여러 부문에서 민간과 비교해 공무원들이 얼마나 많은 특권을 누려왔는지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영훈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실장은 “재정 적자를 국민들이 부담한다는 사실을 공무원들이 명심해야 한다”면서 “굉장한 특혜를 누려온 공무원들의 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민들이 지불 의사가 없다면 그들이 책임지는 건 당연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공무원연금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는데, 개혁 자체를 저지하겠다는 건 집단이기주의에 지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무원들에게 규제와 관련해 많은 재량권을 주는 문제도 시대적 변화에 맞지 않는다”면서 “(공무원연금) 제도 설계때에 비해 평균수명 연장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겼으면 그에 맞게 제도를 다시 짜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박정수(행정학) 이화여대 교수도 “집단행동은 불법적인 것”이라며 “안을 갖고 얘기하자는데, 그 자체를 못하게 하는 건 올바른 대응법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공무원 연금법은 꼭 개정해야 한다”면서 “개혁에 앞장서야 할 공무원이 일반노조처럼 주먹 흔드는 꼴이 볼썽사납다”고 꼬집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