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마제로 사용되는 희토류(세륨) 재사용 신기술을 확보하고도 규제 때문에 2년 동안 활용하지 못한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의 TPS 공장증설 허용은 경영위기 기업을 되살리는 효과를 낳았다.

지난 2003년 성서산단에 입주한 TPS는 세륨으로 휴대전화 뒤편 카메라렌즈를 가공하는 업체다. 이 업체는 그동안 사용한 세륨을 폐수처리장에서 고체와 액체로 분리해 폐기했다.

원료재생업을 하기 위해 공장 증설을 추진해왔으나 성서산단의 규제로 증설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1970년대 조성된 성서산단이 ‘대구성서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에 따라 제조업체만 입주를 허용하고 있으며 원료재생업은 제조업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입주나 설비 증축 등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또 렌즈가공을 할 경우 세륨을 물과 섞어 쓰기 때문에 세륨 분리기술이 없을 경우 사용을 금지했다.

따라서 이 업체는 그동안 막대한 양의 세륨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 경영에 고비를 맞기도 했다. 박준우(47) TPS 연구소장은 “2011년쯤 중국과 일본의 희토류 분쟁 당시 1㎏당 1만 원하던 세륨가격이 20만 원까지 폭등해 원료수입 때문에 회사가 존폐 기로에 설 정도였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가격은 다시 5만 원대로 하락했지만 연간 50t을 사용해야 해 여전히 업체로선 고민거리였다.

하지만 정부는 2011년 8월 산업입지법을 개정, 산업시설 용지에 재활용 산업 시설도 입주가 가능하도록 하면서 TPS의 규제도 풀리는 듯했다. 이에 따라 2012년 세륨분리 기술을 개발하면서 공장 증설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규제에 묶이자 올들어 대구시에 수 차례 재생업 및 재활용산업도 입주가 가능하도록 요구했으며 시는 지난 8월 관련 규제를 풀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30억 원의 매출을 올린 TPS는 원료재생업 허용으로 세륨을 전량 재사용해 매출액도 연간 50억∼100억 원 정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서산단의 원료재생업 허용으로 TPS뿐만 아니라 성서산단 내 5개의 관련 업체가 이미 100억 원을 들여 설비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단 하나의 규제 암덩어리를 제거한 것이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며 “경제 도약의 장애물인 규제를 기업이 체감할 수 있을 때까지 적극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